
한국인의 바른 밥상, 옻
장민화
초가공의 시대, 옻 한 그릇에서 시작하는 한국인의 바른 밥상
- 저자
- 장민화
- 분야
- 인문·교양
- 페이지
- 260쪽
- 정가
- 22,000원
- 출간일
- 2026년 7월
- ISBN
- 978-89-6511-621-9
- 판형
- 140×200mm
책소개
무엇을 먹느냐는 단순한 입맛의 문제가 아닌, 한 사회가 무엇을 빠르게 원하고 무엇을 편하게 여기며 무엇을 기꺼이 내려놓아 왔는지를 드러내는 생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밥상은 언제나 정직하다. 좋은 재료가 사라진 자리, 오래 끓인 국물이 밀려난 자리에는 그 사회가 흘러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는다. 지금의 식탁은 분명 편리해졌다. 그러나 편리함이 기준이 된 밥상은 종종 가장 중요한 것을 뒤로 미룬다. 이 재료가 어디서 왔는지, 왜 이런 맛이 나는지, 이 한 끼가 몸과 삶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같은 질문들이다. 배를 채우는 일은 쉬워졌지만, 밥상이 사람을 깊이 돌보는 일은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이 책은 그 잃어버린 질문의 답을 옻이라는 재료에서부터 다시 찾는다. 옻닭, 옻오리, 옻백숙. 우리는 오래전부터 옻을 계절을 건너는 음식, 기운이 떨어진 몸을 다시 일으키는 보양의 재료로 기억했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오해 속에 놓인 재료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귀한 보양 재료였고, 누군가에게는 조심해야 할 재료였던 것이다. 어디에 왜 좋은지, 무엇을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저자 장민화는 이 공백을 식품조리학과 현장 조리인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전통 음식문화 속에서 옻이 어떤 자리를 차지해 왔는지 살피고, 식품으로 활용할 때 필요한 기준과 안전성을 함께 짚는다. 옻을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고르고, 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1부에서는 옻의 역사와 전통을 다룬다. 옻나무의 특징, 식용, 약용, 도료용 옻의 차이, 『향약구급방』과 『동의보감』에 남은 기록, 옻닭과 옻백숙으로 이어진 식문화의 흐름을 살핀다. 2부에서는 옻의 성분과 효능 가능성을 살핀다. 우루시올과 폴리페놀의 항산화 작용, 항염증 관련 가능성, 저장성 개선의 의미 등을 다루며, 과장된 효능 주장과 연구의 한계도 함께 구분한다. 3부는 옻을 식품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안전성의 문제를 다룬다. 옻 오름의 원인, 알레르기 반응과 개인차, 접촉과 섭취의 차이, 식품 활용 시 확인해야 할 기준, 좋은 옻 제품을 고르는 법을 설명한다. 4부에서는 옻의 활용과 미래를 살핀다. 옻닭, 옻오리, 옻삼계탕의 조리 원리에서 출발해 레토르트 식품, 보양식 HMR, 전통식품 산업화, K-보양식 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다룬다.
『한국인의 바른 밥상, 옻』은 옻의 효능만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좋은 재료를 알아보는 눈, 재료의 성질을 이해하는 태도, 안전하게 다루는 기준, 깊이 있는 조리의 가치를 함께 말하는 책이다. 초가공식품의 시대에 옻이라는 한 그릇을 통해 한국인의 밥상이 회복해야 할 전통 한식의 기준을 다시 세운다. 전통은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라 더 수준 높은 밥상으로 실천해야 한다.
목차
- 프롤로그 - 왜 지금 다시 옻인가
- 1부. 옻의 역사와 전통
- 1장. 옻은 무엇인가
- 1. 옻나무의 식물학적 특징
- 2. 옻의 종류와 채취 방식
- 3. 식용·약용·도료용 옻의 구분
- 4. 우루시올과 옻 오름의 기본 이해
서평
‘옻은 스스로 좋은 음식이 되지 않는다’
한국인에게 옻만큼 익숙하면서도 낯선 재료가 또 있을까. 옻닭과 옻백숙은 누구나 알지만, 정작 옻이 무엇이고 왜 좋다고 여겨져 왔으며 어디까지 믿어도 되는지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전통은 옻을 기억했지만 오늘의 식탁은 그것을 설명하지 못했다. 그 공백 속에서 어떤 부분은 과장되었고, 또 어떤 부분은 축소되어 왔다. 이 책은 바로 그 공백을 메워준다.
저자는 현장에서 음식을 만들어 온 조리인의 감각과 식품조리학의 연구적 시선을 함께 책에 담았다. 전통 재료를 신비화하지도, 과학의 이름으로 전통을 간단히 기각하지도 않는다. 『향약구급방』과 『동의보감』의 기록에서 출발해 우루시올과 폴리페놀의 성분 과학을 지나, 자신이 직접 수행한 옻 추출물 첨가 삼계탕 연구의 데이터를 모아 하나의 서사로 꿰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통은 검증을 통과할 때 더 강해진다’는 믿음의 실천인 것이다.
책 8장의 삼계탕 연구는 ‘전통 보양식이 현대적 기능성 식품으로 확장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구체적 대답이다. 우루시올(옻 오름과 관련된 주요 성분)을 제거한 옻 추출액을 삼계탕에 적용해 이화학적 특성, 저장성과 더불어 소비자 기호도까지 함께 살핀 연구였다. 성분 데이터만큼이나 기호도를 중시한 이 연구는 오랜 시간 주방을 지켜 온 오너셰프의 현실 감각이 없다면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일이다.
‘옻은 스스로 좋은 음식이 되지 않는다.’ 한식의 미래는 재료의 희귀함이 아니라 그것을 끝까지 완성하는 사람의 깊이에서 결정된다는 것. 기능과 경험, 연구와 판단이 함께 쌓인 전문가 없이는 전통도 쉽게 얕아진다는 것. 요리를 업으로 삼은 사람의 자부심이 책에 묻어난다. 옻 음식을 다루는 독자들에겐 ‘몸에 좋다’는 말을 넘어선 설명의 근거가 될 것이고, 옻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과 두려움을 가졌던 독자들에게는 판단의 기준이 되어 줄 것이다. ‘맹신도 배척도 아닌 정확한 이해’ 이것이 우리가 전통을 대해야 할 태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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